취미보다 오래가는 것은 ‘함께하는 시간’이었다

50대가 되면서 자주 하는 질문이 하나 있다.
‘내가 앞으로 10년, 20년 동안 꾸준히 반복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젊었을 때는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고, 직장을 다니고, 아이를 키우고, 해야 할 일들이 너무 많았다. 하루하루가 바빴고, 특별히 무언가를 찾지 않아도 삶은 저절로 흘러갔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아이들은 독립했고, 일도 어느 정도 익숙해졌고, 이제는 ‘해야 하는 일’보다 ‘하고 싶은 일’을 생각하게 되었다.
그때부터 새로운 질문이 생겼다.
‘내 삶을 오래 지탱해 줄 반복은 무엇일까?’
반복은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진다
사람들은 반복을 지루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우리의 인생은 반복으로 만들어져 있다.
매일 걷는 산책.
매주 가는 교회.
꾸준히 읽는 책.
하루 30분의 운동.
매일 배우는 영어.
처음에는 작은 습관이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나를 만든다.
그래서 50대 이후에는 ‘무엇을 성취할까’보다 ‘무엇을 꾸준히 반복할까’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된다.
오래 기억나는 것은 일이 아니라 사람이었다
최근 문득 대학 시절을 떠올렸다.
그때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
시험을 잘 봤던 날도 아니고, 성적이 좋았던 순간도 아니었다.
가장 오래 기억나는 것은 동아리 활동이었다.
같은 공간에서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웃고, 함께 준비하고, 함께 실패하고, 함께 성장했던 시간.
그 안에는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일상이 많았다.
늦은 밤까지 함께 이야기하던 시간.
행사를 준비하며 바쁘게 뛰어다니던 모습.
사소한 장난에 크게 웃던 순간.
시간이 흐른 지금도 떠오르는 것은 결과가 아니라 그때 함께했던 사람들의 얼굴이다.
그 기억을 떠올리며 깨달았다.
사람은 혼자 무언가를 오래 하기보다, 함께할 때 더 오래 지속할 수 있다는 것을.
취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요즘은 새로운 취미를 하나 시작해 볼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한다.
악기를 배울까.
사진을 찍어볼까.
등산을 시작할까.
봉사를 해볼까.
영어 모임에 나가볼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니, 내가 원하는 것은 취미 자체가 아니라 그 취미를 함께할 사람들인지도 모르겠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작은 성장을 응원하며,
오랫동안 안부를 묻는 관계.
어쩌면 그것이 내가 진짜 찾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아직 찾지 못해도 괜찮다
사실 아직 나는 그 모임을 찾지 못했다.
이곳저곳을 살펴보고,
어떤 활동이 나와 잘 맞을지 생각하는 중이다.
예전 같았으면 조급했을 것이다.
빨리 시작해야 할 것 같고,
빨리 결과를 만들어야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
찾는 시간도 삶의 일부다.
나에게 맞는 사람과,
나에게 맞는 속도를 찾는 과정 역시 충분히 의미 있는 시간이다.
50대 이후에는 ‘잘하는 것’보다 ‘계속할 수 있는 것’
젊을 때는 잘하는 것이 중요했다.
남보다 뛰어나야 하고,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기준이 달라졌다.
‘평생 할 수 있는가?’
이 질문 하나가 훨씬 중요해졌다.
하루에 한 시간씩,
일주일에 한 번씩,
10년 뒤에도 웃으며 할 수 있는 일.
그런 일을 하나 갖게 된다면,
노후는 훨씬 풍성해질 것이다.
나의 답은 아직 진행 중이다
아직 정답은 없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나는 앞으로도 영어를 배우고 싶다.
책을 읽고 싶다.
글을 쓰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는,
대학 시절 동아리에서 느꼈던 것처럼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웃고, 배우고, 추억을 쌓는 시간을 다시 만나고 싶다.
그것이 어떤 모임일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찾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고 있는 것 같다.
마무리하며
50대는 무언가를 포기하는 나이가 아니라, 앞으로 오래 함께할 것을 선택하는 나이인지도 모른다.
무엇을 배우느냐보다 누구와 함께 배우느냐.
무엇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오래 즐길 수 있느냐.
이 두 가지 질문이 앞으로의 삶을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오늘도 나는 새로운 취미를 찾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의 20년을 함께 걸어갈 사람들과 시간을 찾고 있다.
언젠가 그 모임을 만나게 된다면, 그날의 설렘도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