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모든 이들에게 친절하라

얼마 전 누군가를 통해 영화 《원더(Wonder)》에 등장하는 한 문장을 알게 되었다.

“Be kind, for everyone is fighting a hard battle.”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라. 누구나 자신만의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으니까.

나는 아직 이 영화를 보지 못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이 한 문장을 듣는 순간, 내가 매일 만나고 있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우리는 겉으로는 평범한 하루를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쩌면 저마다 다른 싸움을 하며 하루를 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모두가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다.’

이 말을 생각하니 내가 매일 만나는 사람들이 떠올랐다.

우리는 서로의 하루를 다 알지 못한다

나는 하루의 많은 시간을 직장에서 보낸다. 함께 일하는 사람들은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해낸다.

하지만 매일의 무게가 똑같지는 않다.

어떤 날은 한 사람에게 일이 몰리고, 어떤 날은 다른 사람이 유난히 지쳐 보인다. 그리고 또 어떤 날은 내가 힘들다.

그런데 우리가 보는 것은 대부분 겉으로 드러난 모습뿐이다.

평소보다 말이 없는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한 걱정이 있을 수도 있고,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한 사람에게는 이미 그전에 견뎌낸 수많은 일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직장을 떠난 후의 삶도 우리는 알지 못한다.

누군가는 배우자나 자녀와의 관계로 힘들어하고, 누군가는 부모님을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또 누군가는 경제적인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을 것이고,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여도 혼자만의 문제와 힘겹게 싸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의 삶에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부분이 훨씬 많다.

‘나는 이렇게 하는데, 왜 저 사람은?’

그런데 우리는 너무 쉽게 나를 기준으로 다른 사람을 바라본다.

‘나는 이렇게 바쁜데 왜 저 사람은 도와주지 않을까?’
‘나는 이렇게 했는데 왜 저 사람은 하지 않을까?’
‘왜 나에게만 일이 더 많은 것 같지?’

나 역시 이런 생각을 한다.

그렇게 생각하다 보면 억울해지고 서운해진다. 내가 한 일과 상대방이 한 일을 비교하게 되고, 어느 순간 그 사람의 부족한 부분만 크게 보이기 시작한다.

그럴 때 시선을 잠시 나에게서 돌려보면 어떨까.

‘혹시 저 사람에게도 내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람 역시 자신의 자리에서 내가 알지 못하는 하루를 견디고 있을지 모른다.

이 질문 하나가 상대를 바라보는 마음을 조금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모르기 때문에 친절해야 한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친절해야 할 이유를 찾는다.

나에게 잘해주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좋은 사람에게 웃어주고, 마음에 드는 사람에게 친절하게 대한다.

하지만 친절이 꼭 상대방의 행동에 대한 보상이어야 할까.

어쩌면 친절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이냐의 문제가 아니라 내가 어떤 사람으로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선택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상대방의 사정을 모두 알아야만 친절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모르기 때문에 친절해야 하는 것은 아닐까.

그 사람이 어떤 밤을 보냈는지 모르기 때문에,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웃는 얼굴 뒤에서 무엇을 견디고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한 번 더 기다려주고, 조금 부드럽게 말하고, 쉽게 판단하지 않는 것.

그 정도의 친절은 우리가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오늘 내가 만나는 사람에게

친절은 거창하지 않다.

바쁜 사람에게 “괜찮아요?”라고 한마디 건네는 것, 실수한 사람을 곧바로 판단하지 않는 것, 평소보다 말이 없는 사람에게 먼저 웃어주는 것.

우리는 누군가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줄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그 사람이 견디고 있는 하루를 내가 더 힘들게 만들지 않을 수는 있다.

생각해보면 우리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무언가와 싸우며 살아간다.

오늘은 내가 힘든 사람일 수 있고, 내일은 내 옆의 사람이 힘든 사람일 수 있다.

그러니 사람을 바라볼 때 나만의 테두리에서 조금 벗어나보자.

모든 사정을 이해해서가 아니다.

모든 사정을 알 수 없기 때문에 친절한 것이다.

이유를 묻기 전에 친절하고,
판단하기 전에 한 번 더 친절하자.

우리가 오늘 만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만의 싸움을 하고 있을지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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